*자연과 함께 하는 느림의 미학* 마을 입구에선 시끌벅적 장터가 열렸다. 노인들은 나물과 채소를 들고 나와 자리 잡았고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할아버지는 가훈을 써주기도 한다. 아이들은 마중물을 넣고 물을 길어 올리는 체험을 하고 있고, 한편에선 떡방아를 쳐 보는 파란눈의 외국인도 있다. 슬로시티의 상징인 달팽이에서 이름을 따온 '달팽이 시장'이 열리면 온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인다.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이 지난 2007년 12월 1일 '치타슬로 (Cittaslow) 국제연맹'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정받으면서 일어난 변화다. 슬로시티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'그레베 인 키안티'에서 1999년 시작됐다. 2017년 현재까지 세계 30개국 233개 도시가 가입했고 우리나라의 창평을 비롯해 완도, 장흥, 하동, 예산 등 11개 지역이 슬로시티로 인정받았다. 슬로시티로 인정받는 조건은 간단하면서도 어렵다.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이 보존되어 있어야 하고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자연친화적인 농업을 사용해야 한다. 한마디로 인간 중심의 도시가 되어야 한다.